이 글에서는 조화급수의 발산을 설명했던, 18세기의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1. 역사적 배경

1600년대 말에서 1700년대 초반까지 수학자들은 무한급수의 수렴/발산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지 못해 잡다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는 이상한 식들을 만들어내면서 오일러조차도 한 논문 안에서 급수의 수렴/발산에 대한 모순되는 주장을 하고는 했다.

조화급수가 발산한다는 사실은 이미 1300년대에 오렘(Oresme, 132? - 1382)이 증명을 했지만, 오렘이 그 사실을 발표할 당시의 수학은 그 결과를 발전시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그 때문에 오렘의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관련 글: 여기 클릭)

그러다가 1600년대 말에 무한급수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상당히 단순한 꼴인 이 급수에 대해 수학자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689년, 요한 베르누이는 조화급수가 발산한다는 사실을 오렘과는 다른 방법으로 알아내게 된다. 이 결과는 0으로 수렴하는 수열의 합이 항상 수렴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던 수많은 수학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 결과로 수학자들은 급수가 수렴하는 조건에 대해 연구를 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2. 조화급수의 발산: 오렘의 증명

오렘의 증명은 조화급수의 발산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아름다운 방법이다. $$\begin{eqnarray*} 1 + \frac 1 2 &+& \frac 1 3 + \frac 1 4 + \frac 1 5 + \frac 1 6 + \frac 1 7 + \frac 1 8 + \cdots \\ & =& 1 + \frac 1 2 + \left( \frac 1 3 + \frac 1 4 \right) + \left( \frac 1 5 + \frac 1 6 + \frac 1 7 + \frac 1 8 \right) + \cdots \\ & \geq & 1 + \frac 1 2 + \left( \frac 1 4 + \frac 1 4 \right) + \left( \frac 1 8 + \frac 1 8 + \frac 1 8 + \frac 1 8 \right) + \cdots \\ &=& 1+ \frac 1 2 + \frac 1 2 + \frac 1 2 + \frac 1 2 + \cdots \\ &=& \infty \end{eqnarray*}$$



3. 조화급수의 발산: 야곱 베르누이

1689년 야곱 베르누이(야코프 베르누이, Jakob Bernoulli, 1654-1705)는 오렘과는 다른 방식으로 조화급수의 발산을 증명한다. 0으로 수렴하는 수열을 더해도 발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학계에서 발표한 최초의 증명으로, 많은 수학자들의 직관을 깬 사건이었다. (이 내용은 그의 저서 Opera에서 확인할 수 있다.; 375-402쪽)

최신 재발간판 이미지, 아마존.com

우선, 다음과 같은 형식의 합을 생각해 보자.($n \geq 2$) $$\frac 1 {n+1} + \frac 1 {n+2} + \cdots + \frac 1 {n^2} $$ 위 식의 마지막 항을 제외한 모든 항은 $\dfrac 1 {n^2}$보다 크다. 따라서, \begin{align*} \frac 1 {n+1} + \frac 1 {n+2} + \cdots + \frac 1 {n^2} & > (n^2 -n) \times \frac 1 {n^2} \\ & = 1 - \frac 1 n \end{align*} 이 식을 정리하면 $n \geq 2$일 때 $$ \frac 1 n + \frac 1 {n+1} + \frac 1 {n+2} + \cdots + \frac 1 {n^2} > 1$$ 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화급수의 항은 무한히 많기 때문에 이런 합들은 서로 겹치지 않게 얼마든지 많이 뽑아낼 수 있다. 따라서, 조화급수는 발산한다.



4. 조화급수의 발산: 요한 베르누이

요한 베르누이는 다음 식을 이용해서 조화급수의 발산을 증명했다. \begin{equation} \label{sum1} 1 = \frac 1 {1 \cdot 2} + \frac 1 {2 \cdot 3} + \frac 1 {3 \cdot 4} + \cdots \end{equation}

우선, 조화급수가 $S$로 수렴한다고 가정하자. 조화급수의 둘째항 이후를 다음과 같이 변형하자. \begin{align*} \frac 1 2 &+ \frac 1 3 + \frac 1 4 + \cdots \\ &= \frac 1 {1 \cdot 2} + \frac 2 {2 \cdot 3} + \frac 3 {3 \cdot 4} + \cdots \\ &= \left( \frac 1 {1 \cdot 2} + \frac 1 {2 \cdot 3} + \frac 1 {3 \cdot 4} + \cdots \right) + \left( \frac 1 {2 \cdot 3} + \frac 1 {3 \cdot 4} + \frac 1 {4 \cdot 5} + \cdots \right) + \left( \frac 1 {3 \cdot 4} + \frac 1 {4 \cdot 5} + \frac 1 {5 \cdot 6} + \cdots \right) + \cdots \end{align*}

이제, 식 (\ref{sum1})을 이용해서 각각의 급수를 다시 변형하면 \begin{align*} \frac 1 2 &+ \frac 1 3 + \frac 1 4 + \cdots \\ &= 1 + \left( 1- \frac 1 2 \right) + \left( 1 - \frac 1 2 - \frac 1 {2 \cdot 3} \right) + \left( 1- \frac 1 2 - \frac 1 {2 \cdot 3} - \frac 1 {3 \cdot 4} \right) + \cdots \\ &= 1 + \frac 1 2 + \frac 1 3 + \frac 1 4 + \cdots \end{align*}

즉, $S -1 = S$라는 모순된 식을 얻는다. 따라서, 조화급수는 발산한다.



4. ??: 야곱 베르누이

야곱은 1692년의 논문에서 목적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식을 유도한다. 이 내용에는 다음 등비급수의 결과가 활용되었다. \begin{equation} \label{sum2} 1 + \frac 1 2 + \frac 1 {2^2} + \cdots = 2 \end{equation}

야곱은 식 (\ref{sum2})의 양 변에 $\dfrac 1 3$, $\dfrac 1 5$, $\dfrac 1 7$, $\cdots$을 곱해서 다음과 같은 여러 식을 만들었다. \begin{align*} 1 + \frac 1 2 + \frac 1 {2^2} + \cdots &= 2 \\ \frac 1 3 \left(1 + \frac 1 2 + \frac 1 {2^2} + \cdots \right) &= 2 \times \frac 1 3 \\ \frac 1 5 \left(1 + \frac 1 2 + \frac 1 {2^2} + \cdots \right) &= 2 \times \frac 1 5 \\ \frac 1 7 \left(1 + \frac 1 2 + \frac 1 {2^2} + \cdots \right) &= 2 \times \frac 1 7 \\ &\vdots \end{align*}

이제, 양변을 각각 더하면 모든 자연수는 홀수와 2의 거듭제곱의 곱으로 표현되므로 좌변은 조화급수의 합과 같아진다. 여기에 우변을 같이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식을 얻을 수 있다. $$1+ \frac 1 2 + \frac 1 3 + \frac 1 4 + \cdots = 2 \left( 1 + \frac 1 3 + \frac 1 5 + \frac 1 7 + \cdots \right)$$

이 마지막 식에서 야곱은 여태까지의 계산을 가지고 다음 결론에서 글을 맺는다. $$ \frac 1 2 + \frac 1 4 + \frac 1 6 + \cdots = 1 + \frac 1 3 + \frac 1 5 + \frac 1 7 + \cdots $$ 양변이 어차피 발산하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은 식이다. 각자 말이 되게 수정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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