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도 이제 끝나가네요. 포털 사이트에서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본 그림같은 프리킥을 모아놓은 영상을 보다가 문득 1998년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UFO슛이 생각났습니다.
우선 러시아 월드컵 프리킥은 다음 링크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live.sports.media.daum.net/video/russia2018/433453/446298
카를루스의 슛은 1998년 기록이라 고해상도의 영상은 없는데, 원래 영상을 다음과 같이 약간 편집해 보았습니다.
영상의 일부에서 발에서 떠난 축구공이 엄청나게 휘어서 골대에 닿고 추가로 더 휘어서 골문을 통과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맨도 공이 골대를 벗어나는 줄 알고 카메라 방향을 틀어버렸었네요. 골키퍼를 지나친 공에 아직 힘이 엄청나게 남아있는 것을 보면 무시무시한 느낌도 듭니다.
발을 떠난 공이 이렇게 휘는 현상은 마그누스 효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위 그림과 같이 공이 오른쪽 위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회전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하면, 공의 회전과 주변 공기의 흐름이 일치하는 왼편의 공기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오른편의 공기는 공과의 마찰 때문에 상대적으로 흐름이 느려집니다. 그러면 비행기의 양력을 설명할 때와 같은 베르누이의 원리에 따라 (정확히는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을 풀어야 합니다.) 공기 흐름이 빠른 부분의 압력이 반대편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서 공이 왼쪽으로 밀리게 됩니다.
프리킥 곡선
여기서는 프리킥으로 공이 움직일 때 만들어지는 곡선의 방정식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축구 선수들이 만드는 프리킥 곡선의 궤적은 발로 차서 만든다는 제한 때문에 회전축이 거의 지면과 수직이 됩니다. (예외적으로 회전축이 지면과 평행인 경우도 몇 번 나온 적이 있습니다. 야구공도 아니고 그런 공은 어떻게 차는 건지..) 여기서는 회전축이 지면과 정확히 수직인 경우만 다룹니다. 또한, 대기상태는 고요하다고 가정합니다.
공이 회전하면서 만들어지는 Magnus Force는 공의 진행방향과 수직입니다. 공의 회속도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이 힘의 크기는 일정할 것입니다. 실제 우리가 보는 프리킥 곡선은 아주 짧은 시간동안 그려지기 때문에 이 가정은 타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정을 하고보니 중력의 효과가 없으면 이 공은 진행방향에 수직으로 일정한 크기의 힘을 받으므로 원운동을 하겠네요. (물론, 아주 짧은 시간동안이죠) 그럼 중력효과를 주면? 등가속도 운동이 만드는 도형은 포물선이니까 우리가 그려야 할 곡선은 포물선과 원이 수직으로 합성되는 모양이 되겠군요. 자, 그럼 식을 만들어 봅시다. 공간좌표와 간단한 벡터 개념이 필요합니다. 계산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지면(xy평면)의 두 점을 지나면서 지면에 수직으로 그려지는 포물선
2단계: 지면(xy평면)의 두 점을 지나는 원
3단계: 1단계 + 2단계
1단계: 지면(xy평면)의 두 점을 지나면서 지면에 수직으로 그려지는 포물선
지면의 두 점을 $\mathbf A$, $\mathbf B$라고 합시다. 위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얻어내려는 포물선은 직선 $\mathbf {AB}$에다가 $z$축 방향으로 이차함수값을 적당히 더해주면 됩니다. 단, 현실을 반영하려면 수평방향으로는 일정한 속도로 이동해야 합니다. 점 $\mathbf A$, $\mathbf B$를 일정하게 이동하는 점 $\mathbf P$의 관계식은
$$\mathbf {OP} = t \mathbf {OB} + (1-t) \mathbf {OA}$$
이므로 포물선 위의 점 $\mathbf C$를 나타내는 식은
$$\mathbf {OC} = t \mathbf {OB} + (1-t) \mathbf {OA} + h t(1-t) (0,0,1) \quad (0 \le t \le 1)$$
이 됩니다. $h$는 공의 최고지점 높이 입니다.
2단계: 지면(xy평면)의 두 점을 지나는 원
위 그림의 오른쪽 끝점은 $\mathbf A$, 왼쪽 끝점은 $\mathbf B$입니다. 회전을 정확히 쓰려면 일차변환을 표현하는 행렬이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그것을 표현하는 수식 대신에 기호로 처리하겠습니다. 축구공이 그릴 원형 궤적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축구공의 각속도입니다. 즉, 중심의 위치는 변할 수 있습니다. 이 중심의 위치는 선분 $\mathbf{AB}$의 수직이등분선 위에 있으므로 그 위의 한 점을 임의로 잡아서 원을 그리면 됩니다. 우선, 선분 $\mathbf{AB}$의 중점은 $\frac{1}{2} ( \mathbf {OA} + \mathbf {OB})$입니다. 또한 $\mathbf {AB} = (a, b, 0)$이라 하면 지면에 포함되면서 이 벡터에 수직인 벡터를 $\mathbf n = (-b,a,0)$으로 잡을 수 있으므로 원의 중심은 $\mathbf{Cnt} = \frac{1}{2}(\mathbf {OA} + \mathbf {OB}) + k \mathbf n$이 됩니다. $k$의 값을 조절해서 중심의 위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면 원 위의 점 $\mathbf A'$은 $\angle \mathbf{A Cnt B} = \alpha$라 할 때
$$\mathbf {OA'} = (점\; \mathbf{A}를 \; \mathbf Cnt를 \; 중심으로 \; \alpha t만큼 \;회전)$$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3차 정사각행렬을 점 $\mathbf A$에 곱해주면 됩니다.
3단계: 1단계 + 2단계
시뮬레이션 된 프리킥 곡선
위 결과로 얻은 곡선을 그림으로 그려보았습니다. 회색 점은 바닥에 그려지는 공의 그림자입니다.
혹시 영상이 안 나오시면 다음 그림을 참고하세요. 그리고, 이 그림을 만든 지오지브라 소스는 다음 링크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직접 링크가 안되네요.. Magnus.ggb가 해당파일입니다.)
https://github.com/evenjung/geogeb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