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국내 모 수학잡지의 토막기사에 '삼각부등식을 증명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MIT 학생이 찾았다.'는 글이 실린 것을 봤습니다. 삼각부등식은 임의의 실수/복소수/(적당한 조건이 주어진)벡터 $a$, $b$에 대해 다음 부등식이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a+b| \leq |a| + |b|$$

기하학적으로는 삼각형의 두 변의 길이의 합은 다른 변의 길이보다 더 길다는 것입니다. 


기사에서는 코시/슈바르츠, 기댓값 같은 것이 언급돼 있는데, 방법이 궁금하네요.


대소비교는 셈법이 시작될때무터 우리 옆에 있던 개념이지만 법칙으로 사용되는, 또는 더 간단히 말해 '이름이 붙은 부등식'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이런 법칙으로서의 부등식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시기는 하디(Hardy), 리틀우드(Littlewood), 폴리야(Polya)가 '부등식(Inequalities, 1934)'이라는 책을 쓸 때 쯤부터로 보고 있습니다.


삼각부등식은 인류가 법칙으로 사용한 첫 번째 부등식입니다. 인류가 두 번째로 알아낸 것은 두 양수의 산술평균-기하평균 부등식입니다. 다 아시겠지만, 다음과 같습니다.

$$\frac {a+b} 2 \geq \sqrt{ab} $$

유럽사에서는 유클리드가 이 부등식을 언급, 증명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산술-기하평균은 다음 그림에서 그 대소를 쉽게 비교할 수 있죠.


수학사상 다음으로 나온 부등식은 등주부등식입니다. 등주부등식이란 둘레길이가 $L$인 닫힌곡선의 면적 $A$가 다음과 같은 부등식을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 4 \pi A \leq L^2$$

등식은 곡선이 원일 때 성립합니다. 최소한 아르키메데스 전에는 이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보고있습니다. 둘레길이가 일정한 곡선은 원일때 가장 넓다는 정도로 알고있었습니다. 증명은 무려 2000년이 지나서야 가능해집니다(Steiner). 


여기까지는 힌두, 중국 문명에서도 독자적으로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중요한 부등식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중요한 부등식이 나타나지 않다가 1707년 뉴튼이 새로운 부등식을 발표합니다.  (Newton, Isaac (1707). Arithmetica universalis: sive de compositione et resolutione arithmetica liber.)


$n$개의 양수 $a_1$, $a_2$, $a_3$, $\cdots$, $a_n$이 있다고 합시다. 이 수에서 서로 다른 $k$개의 수를 뽑아 곱한 결과를 모두 더한값을 $S_k$(elementary symmetric sum of $a$'s of order $k$)라고 합시다. 이제, $m_k$를 $S_k$ 계산에 사용된 수의 평균, 즉,

$$m_k = \frac{S_k} { {}_n {\mathrm C}_k}$$

라고 하면 뉴튼의 부등식은 다음을 말합니다.


$$m_{k-1} m_{k+1} \leq (m_k)^2 $$


등식은 $a_1 = a_2 = a_3 = \cdots = a_n$일 때 성립합니다. $S_0 = 1$이라 정하면 $n=2$, $k=1$일 때 기존의 산술-기하평균 관계식이 나옵니다.


하디 이후로 부등식이 본격적으로 연구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뉴튼의 이 결과와 하디 사이에도 중요한 결과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디 전에 부등식에서 중요한 결과를 낸 사람은 매클로린(Maclaurin)과 코시(Cauchy) 정도입니다. 코시는 일반적인 $n$개의 양수에서 산술-기하평균 부등식이 성립한다는 것을 귀납법으로 증명해서 유명해졌고, 코시-슈바르츠(-버냐코프스키)부등식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 이후로 실용수학에 치중되어있던 사회적 분위기로 부등식에 대한 연구는 1900년대가 될때까지도 수학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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