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이루어지는 대다수의 계산은 컴퓨터로도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숫자연산을 하지만, 잘 만들어진 몇몇 프로그램들은 사람들이 하는 기호계산을 빠른 속도로 수행해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20세기 초만 해도 뛰어난 계산능력과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던 수학의 세계를 일반인에게도 열어 주었습니다. 이러한 기능을 가진 대표적인 소프트웨어가 Axiom, Maple, Mathematica, MATLAB등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Maple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Maple은 1980년에 워털루 대학의 Symbolic Computation Group에서 처음으로 개발이 되었습니다. 이 그룹에서 연구된 결과를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서 상업화 하기 위해 1988년 Maplesoft가 설립됩니다. 1989년에는 처음으로 위 사진과 비슷한 유형의 GUI환경을 포함한 Maple 4.3이 매킨토시 버전으로 출시됩니다.(위 사진은 Maple 13의 GUI입니다.) 1990년에는 X11과 Windows버전의 GUI도 개발이 되어 Maple V로 발표됩니다. 이 때부터 Maple은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게 됩니다. 당시의 그래픽은 경쟁제품인 Mathematica보다 월등했고, 수식의 표현도 Mathematica보다 가독성이 뛰어났습니다. 무엇보다, 3차원의 그래프를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돌려볼 수 있는 것은 당시에는 다른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뛰어난 기능이었습니다. 1999년 Maple 6에는 더 뛰어난 알고리즘들이 포함되어 CAS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나가는듯 보였으나... 이러한 장점을 Mathematica가 모두 자신의 기능으로 만들어갈 때까지도 이러한 소프트웨어에 입문하는 많은 사용자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는 표면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점차 사용자를 잃어가게 됩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Maple 9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Mathematica는 Java를 채용하여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는데요, Maple은 Java를 사용하여 느려터진 이상한 작업환경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당시의 Mathematica는 다국어를 자체지원했는데, Maple은 한글과 같은 언어를 처리하는데 버그투성이였습니다. 이로인해 2005년까지 엄청난 수의 사용자를 잃게 됩니다. 결국, 2009년에 Maplesoft는 일본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Cybernet Systems에 팔리게 됩니다.
사용자층이 줄어들었기는 하지만, Maple은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Mathematica의 계산결과는 개발자가 물리학자여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다분히 물리학적이며, Maple은 수학자들이 좋아할만한 표현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Maple은 결과물에서 나오는 미정 상수들에 어떤 조건이 들어가는지를 잘 표시해 주며, 계산을 하기 전에 변수에 조건을 걸어주는 것이 용이합니다. 또한, 다항식을 다루는 방식도 다른 프로그램보다 좀 더 수학적(대수적)입니다.
다음은 기본적인 Maple의 기능들입니다.
테일러전개
정수의 소인수분해
다항식의 인수분해
방정식의 풀이
수열의 점화식 풀이
변수 조건에 따른 식의 변형 (아래 그림의 x~는 변수 x에 어떤 조건이 부여되어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기호입니다.)
지저분한 다항식의 정리(아래 그림에서는 y에 대한 내림차순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x~가 보이는 것은 앞에서 x에 조건을 걸어놓았기 때문입니다. 미처 고치지 못했네요)
미분 및 편미분
극한을 이용한 함수의 정의와 그 그래프
적분
3차원 그래프
이상은 그냥 맛보기 수준이고, 이 외에도 다수의 기능들이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배워두셔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