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로그의 밑 $e$는 로그를 정의한 Napier가 처음 언급을 했다고는 알려져 있지만(1618년), 그 언급방식이 직접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Huygens가 직각쌍곡선, 더 쉽게는 $y=1/x$와 로그 사이의 관계를 알아내고 $\log_{10} e$의 근삿값을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가 되어서도 $e$는 주목할만한 특별한 수가 아니었습니다. 자연로그(natural logarithm)라는 말은 1668년 Nicolaus Mercator가 출판한 Logarithmotechnia에 $\ln(1+x)$의 테일러 전개식과 같은 형태의 식을 수록하면서 처음으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는 급수전개로 만들어진 식이 로그함수의 성질을 가진다는 수준에서 정리가 되었고, 이때까지도 $e$는 특별한 숫자가 아니었지요.
1683년에 Jacob Bernoulli는 수열 $\left( 1+ \frac 1 n \right)^n$의 극한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항정리를 통해 그 극한값이 2와 3 사이의 수라는 것을 알아냈는데, 일반적으로 이 순간이 $e$가 발견된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 극한값을 $e$의 정의로 배웠지요. 하지만, 베르누이가 한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지수, 로그에 이 숫자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Jacob Bernoulli는 처음으로 로그함수가 지수함수의 역함수임을 알아냈습니다. (공식적인 언급은 1684년에 James Gregory가 처음 했다는데, 그가 처음 알아냈다는데는 이견이 있다고 합니다. 수학사학자들의 기준은 뭔가 좀 수학적이지 않네요.) 우리는 그냥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이것을 수학자들이 알아내는데 6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e$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Leibniz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그가 Huygens에게 보낸 편지에 지금의 $e$와 같은 값의 수가 $b$로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문자가 정착된 데는 오일러의 영향이 큽니다. 오일러는 $e$라는 기호를 1731년 Goldbach에게 쓴 편지에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e$의 성질에 대한 논문을 다량 생산해냈지요. 다음은 오일러가 만든 $e$에 관련된 등식들 입니다.
$$e= 1 + \frac 1 {1!} + \frac 1 {2!} + \frac 1 {3!} + \cdots = \lim_{n \to \infty} \left( 1+ \frac 1 n \right)^n \sim 2.718281828459045235 $$
$$e^{ix} = \cos x + i \sin x, \quad x \in \mathbb R$$
$$\frac{e-1} 2 = \dfrac 1 {1+ \dfrac 1 {6+ \dfrac 1 {10+ \dfrac 1 {14+ \dfrac 1 {18+ \cdots}}}} }$$
$$e-1 = 1+ \dfrac 1 {1 + \dfrac 1 {2+ \dfrac 1 {1+ \dfrac 1 {1 + \dfrac 1 {4+ \dfrac 1 {1+ \dfrac 1 { 1+ \dfrac 1 {6+ \cdots}}}}}}}}$$
$e$가 무리수라고 오일러가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연분수에 대해 익숙한 사람이면 위 연분수식이 무리수임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한 번 $e$가 무리수라는 것을 증명해볼까요? 여기서는 연분수를 이용한 설명이 어려우니 Fourier가 했던 증명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 증명은 기본적으로 다음의 사실을 이용합니다.
$$e = 1 + \frac 1 {1!} + \frac 1 {2!} + \frac 1 {3!} + \cdots $$
만약 $e$가 유리수라면 서로소인 두 자연수 $p$, $q$에 대해 $e= \frac p q$라고 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위 식의 양변에 $q!$을 곱해서 정리하면
$$ q! e = q! + \frac {q!} {1!} + \frac{q!}{2!} + \frac{q!}{3!} + \cdots + \frac{q!}{q!} + \frac{q!}{(q+1)!} +\cdots $$
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면, 위 식의 좌변은 정수이고, 우변에서도 $q! + \frac {q!} {1!} + \frac{q!}{2!} + \frac{q!}{3!} + \cdots + \frac{q!}{q!}$이 정수이므로, $\frac{q!}{(q+1)!}$ 이후의 합도 정수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begin{align*} 0 &< \frac{q!}{(q+1)!} + \frac{q!}{(q+2)!} + \frac{q!}{(q+3)!} + \cdots \\ &= \frac 1 {q+1} + \frac 1 {(q+1)(q+2)} + \frac 1 {(q+1)(q+2)(q+3)} + \cdots \\ &< \frac 1 {q+1} + \frac 1 {(q+1)^2} + \frac 1 {(q+1)^3} + \cdots \\ & = \frac 1 q <1 \end{align*}$$
이므로, $\frac{q!}{(q+1)!}$ 이후의 합은 정수가 될 수 없다는 모순이 나옵니다. 즉, $e$는 유리수가 될 수 없습니다. 실수의 완비성에 의해 코시수열의 극한인 $e$가 실수임은 자명하므로, 위의 모순은 $e$가 무리수라는 것을 말합니다.
추가 노트
$e$가 오일러의 이름의 첫글자를 딴 것이라는 것은 루머입니다. 또한, 지수를 뜻하는 영어단어 exponential의 첫글자를 딴 것이라는 말도 근거가 없습니다. 오일러가 $e$를 사용한 것은 그 문자가 알파벳상에서 두 번째로 나오는 모음이었고, 당시 논문에 이미 첫 번째 모음인 $a$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스토리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