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의 한국의 교육과정에서는 대체로 미적분학 공부의 끝자락에서 곡선의 길이를 적분으로 구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 곳에서 여러 가지 역사적으로 유명한 곡선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사이클로이드일 것입니다. 이상하게 생긴 이 곡선의 길이를 적분으로 계산하게 되죠. 물론, 원, 직선 등의 기본적인 도형들을 가지고 적분을 적용했을 때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길이가 나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비슷한 형태의 곡선을 본 분도 있을 겁니다.

$$p(t) = (t^2 , at^3 )$$

매개변수를 소거해서 \(x\), \(y\) 사이의 관계식으로 정리하면 \(y^2 = a^2 x^3 \)이 되는데, \(a=1\)일 때의 그래프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프가 위 그림처럼 뾰족한 부분이 있는 3차방정식의 해라는 점에서 이 곡선을 cuspical cubic이라고도 부르고, 앞서 말한 관계식을 정리해서 \(y= \pm ax^{\frac 3 2} \)와 같이 나온다는 점에서 반삼차 포물선(semi-cubical parabola)라고도 부릅니다. 포물선이라는 이름은 포물선의 방정식의 기본형인 \(y=ax^2 \)와 식 형태가 닮았다는데서 온듯 합니다.


상당히 평범해 보이는 식인데 이 식이 중요하게 다뤄졌던 이유는 처음으로 곡선의 길이가 구해진 다항방정식의 해이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 구해진 사이클로이드와 같은 여러 곡선들은 그 식에 초월함수가 들어있었습니다.


1657년 옥스포드 Wadham College의 대학 학생이었던 William Neile은 역사상 처음으로 길이를 계산할 수 있는 대수방정식을 찾아냅니다. 이 결과는 1659년 그의 스승인 John Wallis가 쓴 책 De Cycloide에 소개됩니다. Wallis는 자신이 쓴 Arithmetica infinitorum에서 영감을 받은 제자가 발견한 결과라고 했지만, 몇몇 수학자들은 Neile이 이 대수적 곡선을 찾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Wallis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687년 라이프니츠는 중력의 영향만으로 하강하는 물체가 지나갈 수 있는 곡선 중, 높이의 변화율이 일정한 곡선이 무엇인지를 구하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호이겐스(Huygens)는 이 문제의 답이 semi-cubical parabola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증명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물체의 처음 위치를 좌표평면의 원점 \((0,0)\)이라 가정하고 중력이 아래쪽으로 작용한다고 합시다. 초기속도가 아래쪽 방향이며 그 크기를 \(v_0\)라 하면 우리가 구하려는 곡선을 움직이는 물체는 에너지보존법칙에 의해 다음관계를 만족해야 합니다. (\(g\)는 중력상수입니다.)

$$ v^2 = -2gy+(v_0)^2$$

즉,

$$\left(\frac{ \mathrm dx}{\mathrm dt} \right)^2+ \left(\frac{\mathrm dy}{\mathrm dt} \right)^2 = -2gy + (v_0)^2 $$

입니다. 가정에 의해 \( \frac{\mathrm dy}{\mathrm dt} =-v_0\)이므로 위 식은

$$y=-v_0t, \quad \frac{\mathrm dx}{\mathrm dt} = \sqrt{-2gy} = \sqrt{2gv_0t}$$

와 같이 얻어집니다. (여기서 \(x\)의 미분을 편의상 양수만 택했습니다. 음수를 택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이 식을 다시 정리하면

$$y=-v_0t, \quad x= \frac 2 3 \sqrt{2gv_0} t^{\frac 3 2} $$

가 얻어집니다.


이렇게 얻어진 결과를 토대로 물체의 낙하를 시뮬레이션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다음 그림을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이 곡선은 이차함수의 법선들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y=x^2\)인 경우, 그림에 나타나는 envelope의 방정식 위키에 나와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한 번 구하고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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