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지식
199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실려있다. (자연/인문/예체능계열 A형 10번)
k=1,2,3,4,⋯에 대하여 bk가 0 또는 1이고
log72=b12+b222+b323+b424+⋯
일 때, b1, b2, b3의 값을 순서대로 적으면? [1.5점]
... [보기 생략] ...
이 문제는 b3가 있는 부분 까지를 정수로 만들기 위해 양변에 23을 곱해서
8log72=b1×22+b2×2+b3+(b42+⋯)
와 같이 정리하면 오른쪽 식의 괄호 부분은
12+122+123+⋯=1
보다 작거나 같은데, log72가 유리수가 아님을 알고 있으므로 1보다 작다. 즉, 괄호를 친 부분은 8log72의 소수 부분이다. 이에 따라 b1×22+b2×2+b3은 정수 부분이 된다.
또한 8log72=log728=log7256이고 72<256<73이므로 이 수의 정수 부분은 2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이제 2가 이진법의 수로 10(2)와 같으므로 b1=0, b2=1, b3=0임을 알 수 있다.
이 문제는 log72를 이진법의 전개식으로 소수점 아래 처음 세 자리 수를 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b5를 구하려고 했었다면 25log72의 정수 부분을 얻어냈어야 한다. 결국 b1, b2, b3, b4의 정보를 어떤 식으로든 알아야 다섯 번째 숫자를 구할 수 있다.
BBP 공식
BBP 공식은 Bailey–Borwein–Plouffe formula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1997년 발표된 다음 논문의 세 저자 이름을 따서 지었다.
Bailey, David H.; Borwein, Peter B.; Plouffe, Simon (1997). "On the Rapid Computation of Various Polylogarithmic Constants". Mathematics of Computation. 66 (218): 903–913.
공식은 다음과 같이 생겼다.
π=∞∑k=0[116k(48k+1−28k+4−18k+5−18k+6)]
위에서 언급한 논문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정작 이 식의 증명은 몇 줄 되지 않는다. 논문의 중요한 부분은 이 식이 16진수로 표현된 π의 소수점 아래 임의의 자리 숫자를 구하는 데 아주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위 수능 문제에서 하듯이 16n을 양변에 곱하면 소수점 아래 n번째 자릿수를 계산할 수 있는데 (분수가 곱해져 있으므로 약간의 계산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π를 표현하는 다른 방식과 차별되는 특징은 16진수라는 걸림돌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자릿수를 구하지 않고 바로 타겟이 되는 자리의 수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위 식을 만들어낸 기본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식을 유도해 보기로 한다. 고등학교 미적분 수준에서 유도할 수 있는데, 결론적으로 위 식은
π=∫104x2+1dx
와 같은 식이다. 이 식을 위와 같은 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추가로 약간의 지식이 더 필요하다.
- 상수 p(0<p<1)에 대해 0<x<p에서 다음 식이 성립한다. 11−x=∞∑k=0xk
- 상수 p(0<p<1)에 대해 다음 식이 성립한다. ∫p0∞∑k=0xkdx=∞∑k=0∫p0xkdx
- 다음 식이 성립한다. ∫0−1(−tt2+1+t+1t2+2t−1)dt=0
마지막 식은 11+x2 을 11−x8 꼴로 고치기 위해 필요한 식이다. 이 식이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유도 과정은 다음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