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이 문제를 읽는 방식이 수학선생님들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문제를 다 읽지도 않고 문제를 풀고 있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죠. 정독하는 습관은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은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수학에 대해서는 유독 문과, 이과 학생들의 수준차가 많이 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기존에 배운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수학'이라는 대상을 대하는 태도 자체에 뭔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다음과 같은 논문을 알게 되었습니다.


Expert and Novice Approaches to Reading Mathematical Proofs
Matthew Inglis and Lara Alcock
Journal for Research in Mathematics Education
Vol. 43, No. 4 (July 2012), pp. 358-390


위 두 사람은 이 논문 말고도 학부생, 대학원생의 수학 이해도에 관련된 논문을 몇 편 더 썼습니다. 여기서는 위 논문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 두려고 합니다.

전문성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적인 문학작품, 안내문 등을 읽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차적으로 글을 읽어나갑니다. 다음 그림은 위 저자들이 논문을 위해 모집한 학생들을 가지고 모종의 테스트를 하기 전에 그들이 지시문을 어떻게 읽어가는지를 그들 시선의 이동을 캡처하여 만든 것입니다.


Notices of the AMS, vol. 62, No 7, pp745


기대했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나가는군요. 이 과정에서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고 수행한 실험은 학부, 대학원생 두 그룹에 어떤 수학명제의 증명을 보여준 것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랫 부분은 좀 잘려나갔습니다.)


https://blog.oup.com/2016/01/reading-mathematics-proofs/의 동영상에서 캡처


위 그림의 빨간 부분은 eye-tracking 시작할 때 캡처된 것이니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증명을 보여주자, 두 그룹 모두 다음 동영상과 같은 패턴을 보이면서 글을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안내문을 읽던 것과는 다르게, 읽는 순서가 뒤죽박죽이 됩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새로운 내용이 나왔을 때 그 내용을 앞서 진행한 이야기에 다시 연결시키는 작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수학을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가 여기 있다고 하네요. 


 위 내용을 잘 살펴보신다면 알 수 있겠지만, 증명 5번째 줄이 틀린 상태입니다. 결과를 먼저 보시죠.


먼저, 학부생의 결과입니다.


Notices of AMS, vol. 62, No. 7, pp746


빨간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시선이 오래 멈춘 지역입니다. 다음은 대학원생의 결과입니다.


Notices of AMS, vol. 62, No. 7, pp746


증명에 오류가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시선이 가 있었음을 알 수 있고, 그 이후의 내용은 거의 읽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실험에 참가했던 학부생들은 대부분 이 증명이 틀린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부생들은 증명을 읽을 때 전체 시간의 55% 정도를 수식을 보는 데 들였다고 합니다. 반면, 대학원생은 45% 정도의 시간을 보냈죠. 나머지 시간은 논리적인 연결을 파악하는 데 보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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